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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으로 용적률을 살 수 있을까? 공공기여제의 등장과 도시계획이 바뀌는 방식

    돈으로 용적률을 살 수 있을까? 공공기여제의 등장과 도시계획이 바뀌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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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내면 용적률을 더 받을 수 있다.”

    공공기여제를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면 이렇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기여는 단순히 돈을 내고 건물을 더 크게 짓는 제도가 아닙니다.

    기성 시가지에서 용도지역 변경이나 도시계획시설 결정 변경 등을 통해 토지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토지가치가 상승한다면, 그 증가분의 일부를 공공과 공유하고 그 재원을 다시 도시를 위해 활용하자는 것이 제도의 기본적인 취지입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도시혁신구역·복합용도구역·입체복합구역이라는 공간혁신 3종 구역까지 등장하면서 공공기여가 앞으로 도시계획에서 더욱 중요한 개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공기여제가 무엇인지뿐 아니라 왜 등장했는지, 용적률 제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개발부담금·기부채납·무상귀속과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이 제도가 앞으로 실제 개발사업에서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공공기여제란 무엇인가?

    공공기여제는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구역이나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수반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에서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토지 소유자 또는 개발사업자가 도시관리계획 변경으로 추가적인 개발이익을 얻게 되는 경우, 그 일부를 공공에 환원하면 용적률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공공기여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 공공시설 설치
    • 토지 기부채납
    • 임대주택 제공
    • 현금 기부채납

    특히 현금으로도 공공기여를 인정하면서 기존 제도와 가장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공공기여제의 법적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공공기여의 중요한 법적 근거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이른바 국토계획법 제52조의2입니다.

    제52조의2 6항은 2021년 1월 12일 신설됐습니다.

    현행 규정은 일정 지역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용도지역 변경으로 용적률이 높아지거나 건축제한이 완화되는 경우, 또는 도시·군계획시설 결정 변경으로 행위제한이 완화되는 경우 그로 인한 토지가치 상승분의 범위에서 공공시설 등의 부지나 시설을 제공하도록 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바로 **’토지가치 상승분’**입니다.

    공공기여를 단순히 개발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비용으로만 이해하면 제도의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핵심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도시계획 변경 → 개발 가능성 증가 → 토지가치 상승 → 상승한 가치 일부를 공공과 공유

    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빌드업 다이어그램 ① : 공공기여의 기본 구조]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도지역 변경·건축제한 완화

    토지가치 상승

    공공기여 규모 산정

    토지·시설·현금 등으로 공공기여

    도시기반시설·공공시설 등에 활용


    용적률은 왜 존재하는가?

    도시계획에서 용적률은 단순히 건물을 얼마나 크게 지을 수 있는지를 정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교통,
    학교,
    상하수도,
    공원,
    주차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적정한 도시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운영됩니다.

    구분 의미
    기준용적률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용적률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을 이행하면 적용되는 용적률
    상한용적률 공공기여 등을 통해 적용 가능한 최대 용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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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에는 상한용적률을 적용받기 위해 대부분 사업부지 일부를 도로나 공원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공공기여제가 도입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현금 기부채납으로도 상한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또한 반드시 사업부지 내부가 아니라 다른 부지의 토지를 기부채납하는 방식도 가능하도록 제도가 확대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개공지 확보, 보행환경 개선, 친환경 계획 등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한 인센티브 항목을 이행하여 허용용적률을 확보하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상한용적률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과거에는 해당 사업부지의 일부를 공공시설 등의 용지로 기부채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제도가 변화하면서 공공시설 등의 설치비용을 현금으로 납부하는 방식과 구역 밖 필요한 시설에 활용하는 방식도 제도화됐습니다.

     

    [빌드업 다이어그램 ② : 용적률 단계의 이해]

    기준용적률
    기본적인 도시계획 밀도

    허용용적률
    계획에서 정한 인센티브 항목 이행

    상한용적률
    공공기여 등을 통한 추가적인 밀도 완화

    이 구조를 이해해야 공공기여제를 단순한 ‘용적률 구매제도’로 오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국토부 가이드라인, ‘70%’의 정확한 의미

    공공기여와 관련해 특히 주목할 변화가 **2025년 3월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공공기여 가이드라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별로 공공기여 기준이 달라 민간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제시됐습니다.

    공공기여는 원칙적으로 지가 상승분의 70% 이내에서 설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부분은 흔히 혼동되는 ‘현금으로 70%까지 납부할 수 있다’는 의미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도시계획 변경 전 토지가치가 1,000억 원이고 변경 후 1,500억 원으로 평가됐다면 토지가치 상승분은 500억 원입니다.

    가이드라인의 취지는 이러한 토지가치 상승분을 기준으로 공공기여 수준의 상한을 70%이내로 설정하여 지자체와 사업자 사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공공기여와 개발부담금은 같은 것일까?

    많은 글에서 이 둘을 혼동합니다.

    공공기여와 개발부담금은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도시개발사업이나 산업단지개발사업과 같은 사업은 주로 새로운 택지나 산업용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의 영역입니다.

    반면 지금 이야기하는 공공기여는 기본적으로 기성 시가지의 정비와 도시관리계획 변경 과정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개발부담금은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별도의 법정 부담금입니다.

    공공기여와 개발부담금 모두 개발 또는 계획 변경으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공공에 환원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가치 상승을 산정한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 근거와 부과 구조가 전혀 다른 제도이므로 동일하게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공간혁신구역의 공공기여를 규정한 국토계획법 제40조의6도 개발부담금 또는 재건축부담금이 부과되는 경우와의 관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두 제도 모두 개발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정책적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으며, 실무에서는 개발이익을 기초로 산정하는 방식에는 일정 부분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부채납과 무상귀속은 다르다

    이 역시 실무에서 가장 많이 혼동되는 개념입니다.

    기부채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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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청이 선택적으로 수납하는 재산의 이전입니다.

    기부채납 방식은 공공기여 방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무상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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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귀속은 개발사업에서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도시개발사업이나 산업단지개발사업에서는 사업시행자가 사업구역 내 기존 국·공유 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사업 완료 후 새롭게 설치한 도로, 공원, 녹지 등 기반시설은 관련 법령에 따라 관리청에 의무적으로 귀속됩니다.

    즉,

    기부채납은 선택적 행위

    무상귀속은 법률상 의무

    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공간혁신 3구역도 공공기여 대상이 됐다

    공공기여제는 이제 기존의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4년 2월 6일 국토계획법 개정으로 제40조의6이 신설됐고, 2024년 8월 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대상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도시혁신구역 / 복합용도구역 / 입체복합구역

    이른바 공간혁신 3종 구역입니다.

    이들 구역에서는 기존의 용도지역·용적률·건폐율 등 경직된 도시계획 규제를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대신, 규제 완화로 발생한 토지가치 상승분 범위에서 공공시설 등의 부지나 시설을 제공하도록 하는 공공기여 구조가 적용됩니다. 제40조의6은 비용 납부 등에 대해서도 제52조의2 제2항부터 제6항까지를 준용하도록 규정합니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앞으로 대규모 복합개발이나 도심 재편사업에서는

    ‘규제 완화 → 개발가치 상승 → 공공기여’

    라는 구조가 도시계획의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2021년에 공공기여제가 본격화되었을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2020년에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시행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집행되지 않은 도시계획시설은 원칙적으로 실효되었고, 단계별 집행계획이 수립된 시설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 도시계획시설 유지
    • 기반시설 확보
    • 재원 마련

    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공공기여제의 세부 운영기준이 마련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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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드업 인사이트>

    공공기여제 세부 운영기준이 마련된 시기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시행된 시기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기반시설 재원 확보가 제도 운영에 영향을 미친 배경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이는 제도 변화 시기와 정책 환경을 종합한 개인적인 분석이며,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제도 도입 목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공공기여제는 활성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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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는 마련되었지만 실제 활용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민간사업자는 결국 경제성을 고려합니다.

    현금으로 공공기여를 하고 용적률을 추가 확보하더라도,

    그 증가한 연면적으로 얻는 수익이 공공기여 비용보다 크지 않다면 제도를 적극 활용할 유인은 크지 않습니다.

    결국 공공기여제는

    • 초대형 복합개발
    • 랜드마크 건축물
    • 기업 본사와 같이 상징성이 중요한 프로젝트

    등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생각합니다.


    빌드업 인사이트 : 공공기여제의 핵심은 ‘얼마를 받을 것인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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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여제를 바라보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 제도를 **’용적률을 돈으로 사는 제도’**로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도시계획이 허용하는 밀도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따라서 공공기여제의 핵심은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사업자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추가적인 밀도를 허용해도 도시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계획이익을 어떻게 해당 지역의 도시환경 개선에 다시 투자할 것인가

    에 있어야 합니다.

    공공기여가 도시계획의 원칙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기성시가지의 정비와 도시 인프라 확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공기여가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의 재원 확보 수단이나 개발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용도지역과 용적률을 통해 도시의 적정 밀도를 관리해 온 도시계획의 기본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간혁신구역까지 공공기여의 적용 범위가 확대된 지금, 앞으로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공공기여의 규모가 아니라 공공기여를 통해 도시가 실제로 얼마나 좋아지는가일 것입니다.

     


    ※ 이 글은 관련 법령과 정부·지자체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제도를 설명하고, 일부 내용에는 필자의 도시계획·부동산개발 실무 경험에 따른 해석과 의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업 적용 시에는 해당 지자체의 최신 조례·지침 및 개별 도시관리계획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