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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시 상가 왜 비어 있을까? 상업용지 계획기준을 다시 생각해 볼 때

    신도시 상가 왜 비어 있을까? 상업용지 계획기준을 다시 생각해 볼 때

    신도시에 들어서면 비슷한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파트에는 입주가 끝났지만 상가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고, 준공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비어 있는 점포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종시다. 2025년 2분기 세종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7%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도시 상가의 공실은 흔히 경기 침체나 소비 위축의 문제로 설명된다.

    하지만 조금 다른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신도시에 필요한 상업공간의 양을 제대로 계산하고 있는 것일까?


    아직도 사용되는 오래된 상업용지 계획기준

    우리나라 신도시와 택지개발에서는 오랫동안 일정한 원단위를 이용해 상업용지 규모를 추정해 왔다.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의 주거형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에서는 상업용지를 주거용지 면적의 5% 내외에서 계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경제권과 생활권의 규모와 구조 등을 고려하여 적정 비율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과거 신도시 계획 관련 연구에서는 신도시 전체면적을 기준으로 한 상업·업무용지 원단위도 제시됐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의 「신도시 상업용지 규모산정 개선방안 연구」가 인용한 건설교통부의 2004년 기준을 보면,

     

    구분 규모 상업·업무용지율
    자족적 신도시 990만㎡ 이상 또는 인구 20만명 이상 3~5%
    중규모 신도시 330만㎡ 이상, 인구 20만명 이하 4~6%

     

    로 제시되어 있다.

    국토연구원의 1995년 「신시가지의 적정 개발밀도 및 용도별 면적배분기준」에서도 자족적 신도시는 전체 개발면적의 3.0~4.8%, 중규모 신도시는 2.8~4.5% 수준을 제시했다.

    실제 2기 신도시에서도 판교 3.0%, 운정 3.3%, 오산 세교 3.4%, 김포한강 3.7%, 동탄1 4.2% 등 대체로 이와 유사한 범위에서 상업·업무용지가 계획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모든 신도시에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법정 비율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원단위의 상당 부분이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도시와 소비구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도시는 이미 크게 달라졌다.


    그런데 ‘상업용지 면적’만 보면 실제 상업공간을 알 수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토지이용계획도에 표시되는 상업용지 면적과 실제 도시가 완성된 뒤 공급되는 상업시설의 총량은 전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신도시의 상업기능은 상업용지에만 들어서지 않는다.

    아파트 단지에는 단지 내 상가가 들어간다.

    단독주택용지 중 점포겸용주택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들어가고,  준주거용지에도 음식점·카페·판매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신도시 계획기준」에서는 별도로 자족시설용지를 전체면적의 10~15% 이상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자족시설용지에는 업무시설과 지식산업센터 등이 입지하는데, 해당 건축물의 저층부에도 각종 지원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이 배치된다.

    즉, 토지이용계획도에서는 각각 다른 색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 도시가 완성되면 여러 용도의 건축물 내부에서 상업기능이 중첩된다.

    상업용지 밖에 존재하는 상업공간, 이른바 ‘숨은 상업공급’이 상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1기보다 상업용지 비율은 줄었는데 상가면적은 오히려 늘었다?

    이 문제를 잘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의 2025년 12월 마켓브리프는 신도시 상가 공급 문제를 분석하면서 1기와 2기 신도시의 차이를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비교한 대표 사례를 보면 1기 신도시인 분당·일산은 인구 1인당 상가 연면적이 약 3~4㎡인 반면, 2기 사례인 세종·위례는 약 8~10㎡ 수준으로 분석됐다.

    흥미로운 것은 상업용지의 토지이용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점이다.

    1기 사례는 상대적으로 낮은 용적률과 저층 상가가 중심이었던 반면, 이후 신도시에서는 상업용지 면적 자체는 줄이면서도 7~10층 규모의 고층 상업건축물이 가능해졌다.

    토지는 줄었지만 그 위에 지을 수 있는 연면적은 커진 것이다.

    따라서 신도시의 상업공급을 평가할 때 “상업용지가 전체면적의 몇 %인가” 만 보는 것은 점점 의미가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이제는 ‘토지면적’이 아니라 ‘상업기능 총량’을 계산해야 한다

    상업용지 계획의 순서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방식이 대체로

    계획인구 → 도시규모 → 상업용지 원단위 → 상업용지 면적

    이었다면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계획인구·소비력 → 도시 전체에 필요한 상업기능 → 필요한 상업시설 연면적 → 상업용지 외에서 공급되는 상업 연면적 → 필요한 상업용지 연면적

    핵심은 먼저 토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먼저 계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구 20만명의 신도시에는 상업용지를 몇 % 넣을 것인가?”

    라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 20만명이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상업서비스의 총량은 어느 정도인가?”

    를 먼저 계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상가, 근린생활시설, 준주거시설, 업무시설, 지식산업센터 등에서 공급될 상업시설 연면적을 제외한 뒤 그 부족분을 별도의 상업용지에서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실제 도시가 완성된 후 공급되는 상업공간의 총량을 관리할 수 있다.


    세종시는 이미 이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세종 행복도시는 신도시 상업시설 공급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높은 상가 공실이 지속되면서 행복도시에서는 상업·업무용지의 총량과 배치를 다시 검토하고 있으며, 상업업무용지 비율 역시 기존보다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추진되어 왔다.

    그럼에도 세종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다음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 2024년 2분기 25.7%
    • 2025년 1분기 25.2%
    • 2025년 2분기 26.7%

    단순히 새로운 상업용지 공급을 줄이는 것만으로 이미 형성된 상업시설의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구나 세종과 같은 계획도시는 높은 용적률을 활용한 상업건축물과 업무·자족시설 내부의 상업기능까지 존재한다.

    따라서, 상업용지의 토지비율보다 실제 공급 가능한 상업 연면적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소비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공급만 변한 것이 아니다.

    수요도 크게 변했다.

    2019년 약 134.6조원이었던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25년 약 275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 역시 2019년 약 9.7조원에서 2025년 약 41.6조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성장속도는 다소 둔화됐지만 소비방식 자체가 과거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이제 소비자는 물건을 사기 위해 반드시 상가를 방문하지 않는다.

    검색하고 주문해 집으로 배송받고, 음식 역시 식당 방문과 배달을 선택한다.

    따라서 과거와 동일한 인구가 존재하더라도 필요한 오프라인 상업공간의 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1990년대 인구 10만명에게 필요했던 상업공간과 2020년대 인구 10만명에게 필요한 상업공간이 반드시 같을 이유는 없다.

    ※ 참고 :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 자료


    필요한 상가면적을 계산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상업시설에는 실제로 영업하는 사업자가 들어와야 한다.

    따라서 도시계획 단계에서 다음 질문도 함께 해야 한다.

    “그 공간에서 사업자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가?”

    임차인의 영업이 지속되려면 매출에서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관리비, 금융비용, 배달·플랫폼 수수료 등을 제외한 뒤에도 적정한 영업이익이 남아야 한다.

    그런데 신도시 상가는 토지가격과 분양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상권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료까지 높다면 사업자의 매출이 어느 정도 발생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

    결국 임차인이 나가고 공실이 발생한다.

    공실 증가 → 유동인구 감소 → 매출 감소 → 임차인 이탈 → 추가 공실 → 상권 쇠퇴

    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따라서, 적정 상업시설 규모를 산정할 때는 단순히 공간의 수요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수요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임대료와 분양가격까지 연결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개발사업 입장에서는 상업용지가 많을수록 유리한 것은 아닐까?

    여기서 도시계획과 개발사업 사이의 또 다른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규모 신도시나 택지개발사업에서는 막대한 토지비와 기반시설비가 투입된다.

    사업시행자는 조성된 토지를 공급해 이 비용을 회수해야 한다.

    그런데 도로·공원·녹지 등 공공시설은 사업성을 직접 만들어내는 용지가 아니다.

    반면, 상업용지는 일반적으로 높은 토지가치를 기대할 수 있고 공급방식에 따라 경쟁입찰 등을 통해 높은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1·2기 신도시 평가에서 상업용지 미분양이 사업시행자의 자금압박 요인이 되었다는 분석이 있다.

    상업용지는 개발사업의 재원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나, 분양성이나 사업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분양성이 불확실하더라도 사업성을 맞추는 과정에서 높은 처분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상업용지를 더 확보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상업용지의 경우 분양성이 다소 불확실하더라도 종후 가치가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자금조달액을 높게 잡을 수 있고, 사업성이 양호하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이를 입증하려면 실제 신도시별 토지이용계획, 토지공급가격, 감정평가액, 조성원가와 사업수지 등을 분석해보아야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문제의식은 필요하다.

    ‘개발사업을 성립시키기 좋은 토지이용계획’과 ‘도시가 완성된 후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좋은 토지이용계획’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업용지를 늘려 개발사업의 사업성이 좋아지도록 하여 사업을 진행하더라, 준공 후 상가가 장기간 비어 있다면 그것을 성공적인 도시계획도 아니고 성공한 개발사업도 아니다.

     ※ 참고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상업용지를 몇 % 넣을 것인가에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결국 신도시 상가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질문의 순서를 바꿔야 한다.

    첫째,

    이 신도시에는 실제로 어느 정도의 상업기능이 필요한가?

    둘째,

    주거·업무·자족시설 등 다른 용도의 건축물 내부에서 공급되는 상업기능까지 포함하면 실제 공급되는 상업시설 연면적은 얼마가 되는가?

    셋째,

    그 면적을 제외하면 별도의 상업용지는 얼마나 필요한가?

    넷째,

    그 공간에서 영업하는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임대료와 분양가격은 얼마인가?

    이 네 가지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

    도시계획의 목적은 도면 위에 주거용지·상업용지·공원·도로의 색을 나누는 데 있지 않다.

    도시가 완성된 뒤 사람이 살고, 장사가 되고, 공간이 계속 사용되어야 한다.

    신도시 상가 공실도 단순히 “상가가 너무 많다”는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도시에 필요한 상업기능의 총량을 어떻게 산정하고, 실제 건축물에 공급되는 연면적과 어떻게 연결하며, 그 공간에서 경제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어떻게 계획할 것인가’

    라는 도시계획의 문제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무인점포는 사라질까? 생활권 O2O 거점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생각하다

    무인점포는 사라질까? 생활권 O2O 거점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생각하다

    한때 번화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무인 인형뽑기점이 이제는 아파트 단지 앞과 주택가 골목까지 들어섰다.
    무인 아이스크림점, 무인 문구점, 무인 밀키트점도 마찬가지다.

    불과 몇 년 만에 무인점포는 우리 생활 속 가장 익숙한 상업시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인점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까?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공간으로 진화하게 될까?

    이 글은 창업 관점이 아니라 부동산 개발과 상권 구조 변화의 관점에서 무인점포를 바라본 개인적인 분석이다.


    코로나 이후 무인점포는 왜 급증했을까?

    코로나 펜데믹 이후 무인점포는 빠르게 확산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소비 위축, 자영업 폐업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상가 공실이 빠르게 늘었다. 특히 1층 상가는 임대료 부담이 가장 큰 구간이었다.

    하지만 건물주 입장에서도 임대료를 쉽게 낮추기 어려운 구조가 존재한다.

    • 금융 대출 및 이자 부담
    • 자산 가치 하락 우려
    • 한 번 낮춘 임대료를 다시 올리기 어려운 시장 구조

    결국 시장은 자연스럽게 인건부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사람없이 운영 가능한 업종”을 찾게 되었고, 그 결과가 무인점포의 급증이었다.


    지금은 과잉공급 단계일까?

    최근 무인점포는 번화가를 넘어 주거지역 내부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현상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 생활권 소비 확장 (긍정적)
    • 상권 포화 이후의 확장 (부정적)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는 많았다.

    • 버블티 매장 급증 → 경쟁 심화
    • 대만 카스텔라 붐 → 빠른 소멸
    • 코인노래방 확산 → 지역별 과포화

    무인점포 역시 아직은 성장 단계지만, 입지 확장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를 초과하는 구간에 들어섰을 가능성도 있다.


    무인점포의 진화 과정

    무인점포는 갑자기 등장한 업종이 아니다. 형태만 바뀌며 계속 진화해왔다.

    핵심은 “무인”이 아니라 “사람이 없어도 운영 가능한 소형 상업 모델”이라는 점이다.


    무인점포와 미래 O2O 거점의 공통점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무인점포와 미래형 생활권 물류 거점은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무인점포

    생활권 O2O 거점(가설)

    1층 입지

    1층 입지

    생활권 상권

    생활권 상권

    유동인구 의존

    유동인구 의존

    무인 운영

    디지털/무인 운영

    소형 점포

    소형 거점

    경유형 소비

    경유형 소비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라는 점이다.

    카페나 음식점은 목적지지만,
    무인점포는 “지나가다 들르는 공간”이다.

    이 구조는 미래 물류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 픽업 매장으로는 경제성이 부족하다

    도심 1층 상가는 임대료가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단순히 “물건 보관 + 픽업” 기능만으로는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결국 하나의 공간이 여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 상품 판매 (오프라인)
    • 온라인 주문 픽업
    • 반품 접수
    • 즉시배송 거점
    • 브랜드 쇼룸
    • 체험형 공간
    • 냉장/냉동 보관
    • 무인 결제 시스템

    즉, 단순 매장이 아니라 “복합 기능형 생활 거점”으로 진화해야 한다.


    O2O매장의 구조

    아래는 개념 구조를 단순화한 모식도이다. 핵심은 단순 “매장”이 아니라 “도시 물류의 접점”이라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변화하고 있다.

    • 온라인 주문 + 픽업
    • 반품 처리
    • 소형 물류 기능
    • 자동화 창고 결합

    특히 “Click & Collect” 모델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물론 한국이 동일한 구조로 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배송 경쟁이 “당일 → 즉시”로 이동한다면, 생활권 거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무인점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형’된다

    무인점포의 증가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 상권 구조 변화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무인점포가 사라질까?”가 아니라
    “상권의 기능이 어떻게 바뀔까?”

    필자는 무인점포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사라진다고 보지 않는다.

    대신 다음과 같은 방향을 예상한다.

    • 단순 판매 → 복합 기능화
    • 점포 → 생활권 거점
    • 오프라인 → O2O 통합
    • 소비 → 경험 + 물류 결합

    무인점포는 ‘끝’이 아니라 ‘진화의 중간 단계’일 수 있다

    생활권 상권의 기능과 모습은 소비 방식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 왔다.

    과거 동네 문방구는 단순히 학용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었지만, 어느 순간 가게 앞에 오락기가 놓이고 인형뽑기 기계가 등장하면서 상품 판매와 소규모 놀이 기능이 결합된 공간으로 변했다. 이후 인형뽑기는 별도의 전문 매장으로 독립했고, 최근에는 무인 운영 방식과 결합하면서 주거지 가까운 생활권 상권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무인점포 역시 하나의 완성된 업종이라기보다 생활권 상권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과도기적 형태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으로 배송 경쟁이 익일배송을 넘어 즉시배송으로 발전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더욱 희미해진다면, 생활권의 소형 점포에는 지금과 다른 기능이 요구될 수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온라인 주문 상품의 픽업과 반품, 즉시배송, 무인판매, 쇼룸과 체험, 냉장·냉동 보관 같은 기능이 결합된 공간이다.

    현재의 무인점포가 그대로 이러한 시설로 바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1층 입지, 주거지와의 접근성, 소규모 면적, 무인 운영, 그리고 소비자의 일상적인 이동 동선 위에 위치하는 ‘경유지’라는 특성을 생각하면, 지금 무인점포가 자리 잡고 있는 생활권 상가가 미래 O2O 거점의 후보 공간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결국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무인점포가 사라지느냐가 아니라, 생활권 상권의 작은 점포가 앞으로 어떤 기능을 맡게 될 것인가일지도 모른다. 판매 공간과 물류 공간, 그리고 서비스 공간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진다면, 그 다음 단계에는 생활권 O2O 거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근린 상업공간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참고 : 한국소비자원의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실태조사

  • 돈으로 용적률을 살 수 있을까? 공공기여제의 등장과 도시계획이 바뀌는 방식

    돈으로 용적률을 살 수 있을까? 공공기여제의 등장과 도시계획이 바뀌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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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내면 용적률을 더 받을 수 있다.”

    공공기여제를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면 이렇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기여는 단순히 돈을 내고 건물을 더 크게 짓는 제도가 아닙니다.

    기성 시가지에서 용도지역 변경이나 도시계획시설 결정 변경 등을 통해 토지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토지가치가 상승한다면, 그 증가분의 일부를 공공과 공유하고 그 재원을 다시 도시를 위해 활용하자는 것이 제도의 기본적인 취지입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도시혁신구역·복합용도구역·입체복합구역이라는 공간혁신 3종 구역까지 등장하면서 공공기여가 앞으로 도시계획에서 더욱 중요한 개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공기여제가 무엇인지뿐 아니라 왜 등장했는지, 용적률 제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개발부담금·기부채납·무상귀속과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이 제도가 앞으로 실제 개발사업에서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공공기여제란 무엇인가?

    공공기여제는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구역이나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수반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에서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토지 소유자 또는 개발사업자가 도시관리계획 변경으로 추가적인 개발이익을 얻게 되는 경우, 그 일부를 공공에 환원하면 용적률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공공기여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 공공시설 설치
    • 토지 기부채납
    • 임대주택 제공
    • 현금 기부채납

    특히 현금으로도 공공기여를 인정하면서 기존 제도와 가장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공공기여제의 법적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공공기여의 중요한 법적 근거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이른바 국토계획법 제52조의2입니다.

    제52조의2 6항은 2021년 1월 12일 신설됐습니다.

    현행 규정은 일정 지역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용도지역 변경으로 용적률이 높아지거나 건축제한이 완화되는 경우, 또는 도시·군계획시설 결정 변경으로 행위제한이 완화되는 경우 그로 인한 토지가치 상승분의 범위에서 공공시설 등의 부지나 시설을 제공하도록 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바로 **’토지가치 상승분’**입니다.

    공공기여를 단순히 개발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비용으로만 이해하면 제도의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핵심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도시계획 변경 → 개발 가능성 증가 → 토지가치 상승 → 상승한 가치 일부를 공공과 공유

    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빌드업 다이어그램 ① : 공공기여의 기본 구조]

    도시관리계획 변경

    용도지역 변경·건축제한 완화

    토지가치 상승

    공공기여 규모 산정

    토지·시설·현금 등으로 공공기여

    도시기반시설·공공시설 등에 활용


    용적률은 왜 존재하는가?

    도시계획에서 용적률은 단순히 건물을 얼마나 크게 지을 수 있는지를 정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교통,
    학교,
    상하수도,
    공원,
    주차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적정한 도시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운영됩니다.

    구분 의미
    기준용적률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용적률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을 이행하면 적용되는 용적률
    상한용적률 공공기여 등을 통해 적용 가능한 최대 용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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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에는 상한용적률을 적용받기 위해 대부분 사업부지 일부를 도로나 공원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공공기여제가 도입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현금 기부채납으로도 상한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또한 반드시 사업부지 내부가 아니라 다른 부지의 토지를 기부채납하는 방식도 가능하도록 제도가 확대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개공지 확보, 보행환경 개선, 친환경 계획 등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한 인센티브 항목을 이행하여 허용용적률을 확보하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상한용적률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과거에는 해당 사업부지의 일부를 공공시설 등의 용지로 기부채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제도가 변화하면서 공공시설 등의 설치비용을 현금으로 납부하는 방식과 구역 밖 필요한 시설에 활용하는 방식도 제도화됐습니다.

     

    [빌드업 다이어그램 ② : 용적률 단계의 이해]

    기준용적률
    기본적인 도시계획 밀도

    허용용적률
    계획에서 정한 인센티브 항목 이행

    상한용적률
    공공기여 등을 통한 추가적인 밀도 완화

    이 구조를 이해해야 공공기여제를 단순한 ‘용적률 구매제도’로 오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국토부 가이드라인, ‘70%’의 정확한 의미

    공공기여와 관련해 특히 주목할 변화가 **2025년 3월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공공기여 가이드라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별로 공공기여 기준이 달라 민간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제시됐습니다.

    공공기여는 원칙적으로 지가 상승분의 70% 이내에서 설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부분은 흔히 혼동되는 ‘현금으로 70%까지 납부할 수 있다’는 의미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도시계획 변경 전 토지가치가 1,000억 원이고 변경 후 1,500억 원으로 평가됐다면 토지가치 상승분은 500억 원입니다.

    가이드라인의 취지는 이러한 토지가치 상승분을 기준으로 공공기여 수준의 상한을 70%이내로 설정하여 지자체와 사업자 사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공공기여와 개발부담금은 같은 것일까?

    많은 글에서 이 둘을 혼동합니다.

    공공기여와 개발부담금은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도시개발사업이나 산업단지개발사업과 같은 사업은 주로 새로운 택지나 산업용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의 영역입니다.

    반면 지금 이야기하는 공공기여는 기본적으로 기성 시가지의 정비와 도시관리계획 변경 과정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개발부담금은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별도의 법정 부담금입니다.

    공공기여와 개발부담금 모두 개발 또는 계획 변경으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공공에 환원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가치 상승을 산정한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 근거와 부과 구조가 전혀 다른 제도이므로 동일하게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공간혁신구역의 공공기여를 규정한 국토계획법 제40조의6도 개발부담금 또는 재건축부담금이 부과되는 경우와의 관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두 제도 모두 개발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정책적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으며, 실무에서는 개발이익을 기초로 산정하는 방식에는 일정 부분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부채납과 무상귀속은 다르다

    이 역시 실무에서 가장 많이 혼동되는 개념입니다.

    기부채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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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청이 선택적으로 수납하는 재산의 이전입니다.

    기부채납 방식은 공공기여 방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무상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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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귀속은 개발사업에서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도시개발사업이나 산업단지개발사업에서는 사업시행자가 사업구역 내 기존 국·공유 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사업 완료 후 새롭게 설치한 도로, 공원, 녹지 등 기반시설은 관련 법령에 따라 관리청에 의무적으로 귀속됩니다.

    즉,

    기부채납은 선택적 행위

    무상귀속은 법률상 의무

    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공간혁신 3구역도 공공기여 대상이 됐다

    공공기여제는 이제 기존의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4년 2월 6일 국토계획법 개정으로 제40조의6이 신설됐고, 2024년 8월 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대상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도시혁신구역 / 복합용도구역 / 입체복합구역

    이른바 공간혁신 3종 구역입니다.

    이들 구역에서는 기존의 용도지역·용적률·건폐율 등 경직된 도시계획 규제를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대신, 규제 완화로 발생한 토지가치 상승분 범위에서 공공시설 등의 부지나 시설을 제공하도록 하는 공공기여 구조가 적용됩니다. 제40조의6은 비용 납부 등에 대해서도 제52조의2 제2항부터 제6항까지를 준용하도록 규정합니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앞으로 대규모 복합개발이나 도심 재편사업에서는

    ‘규제 완화 → 개발가치 상승 → 공공기여’

    라는 구조가 도시계획의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2021년에 공공기여제가 본격화되었을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2020년에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시행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집행되지 않은 도시계획시설은 원칙적으로 실효되었고, 단계별 집행계획이 수립된 시설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 도시계획시설 유지
    • 기반시설 확보
    • 재원 마련

    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공공기여제의 세부 운영기준이 마련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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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드업 인사이트>

    공공기여제 세부 운영기준이 마련된 시기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시행된 시기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기반시설 재원 확보가 제도 운영에 영향을 미친 배경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이는 제도 변화 시기와 정책 환경을 종합한 개인적인 분석이며,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제도 도입 목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공공기여제는 활성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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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는 마련되었지만 실제 활용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민간사업자는 결국 경제성을 고려합니다.

    현금으로 공공기여를 하고 용적률을 추가 확보하더라도,

    그 증가한 연면적으로 얻는 수익이 공공기여 비용보다 크지 않다면 제도를 적극 활용할 유인은 크지 않습니다.

    결국 공공기여제는

    • 초대형 복합개발
    • 랜드마크 건축물
    • 기업 본사와 같이 상징성이 중요한 프로젝트

    등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생각합니다.


    빌드업 인사이트 : 공공기여제의 핵심은 ‘얼마를 받을 것인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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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여제를 바라보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 제도를 **’용적률을 돈으로 사는 제도’**로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도시계획이 허용하는 밀도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따라서 공공기여제의 핵심은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사업자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추가적인 밀도를 허용해도 도시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계획이익을 어떻게 해당 지역의 도시환경 개선에 다시 투자할 것인가

    에 있어야 합니다.

    공공기여가 도시계획의 원칙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기성시가지의 정비와 도시 인프라 확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공기여가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의 재원 확보 수단이나 개발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용도지역과 용적률을 통해 도시의 적정 밀도를 관리해 온 도시계획의 기본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간혁신구역까지 공공기여의 적용 범위가 확대된 지금, 앞으로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공공기여의 규모가 아니라 공공기여를 통해 도시가 실제로 얼마나 좋아지는가일 것입니다.

     


    ※ 이 글은 관련 법령과 정부·지자체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제도를 설명하고, 일부 내용에는 필자의 도시계획·부동산개발 실무 경험에 따른 해석과 의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업 적용 시에는 해당 지자체의 최신 조례·지침 및 개별 도시관리계획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